가입 버튼을 누르기 전에
부업을 하기로 마음먹고 크몽이나 숨고 같은 플랫폼에 들어가면, 생각보다 요구하는 게 많다는 걸 알게 된다. 프로필을 쓰다가 막히고, 정산 계좌를 입력하다가 통장을 찾으러 가고, 포트폴리오를 올리라는데 보여줄 게 없어서 창을 닫는다. 그러다 "나중에 해야지" 하고 미루면 그대로 흐지부지되는 경우가 많다.
미리 준비해두면 등록이 하루 만에 끝난다. 무엇을 챙겨야 하는지 정리했다.
본인 명의 통장과 신분증
가장 기본이면서 놓치기 쉬운 부분이다. 정산받을 계좌는 반드시 본인 명의여야 한다. 가족 명의 계좌는 쓸 수 없다.
이유가 있다. 플랫폼이 프리랜서에게 대금을 지급할 때 3.3%를 원천징수하고, 소득자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가 적힌 사업소득 지급명세서를 국세청에 제출하기 때문이다. 즉 소득이 누구 것인지 명확해야 하는 구조라, 명의가 다르면 처리가 안 된다.
그래서 신분증도 함께 준비해두는 게 좋다. 플랫폼에 따라 본인 확인 절차에서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
3.3%가 무엇인지는 알고 시작하자
첫 정산을 받고 당황하는 사람이 많다. 10만 원짜리 작업을 했는데 96,700원이 들어오기 때문이다.
이건 떼인 게 아니라 미리 낸 세금이다. 소득세 3%와 지방소득세 0.3%를 합쳐 3.3%를 원천징수하는 것인데, 확정된 세액이 아니라 잠정적으로 걷어두는 금액이다. 다음 해 5월 종합소득세 신고를 하면 필요경비와 공제를 반영해서 정산되고, 오히려 환급받는 경우도 많다.
미리 알아두면 첫 정산에서 놀라지 않고, 신고 시기를 놓쳐서 환급을 날리는 일도 줄어든다.
보여줄 결과물 3~5개
플랫폼에서 의뢰인이 전문가를 고를 때 가장 먼저 보는 건 결과물이다. 아무리 프로필을 잘 써도 보여줄 게 없으면 선택되기 어렵다.
"경력이 없는데 뭘 올리나" 싶겠지만, 실제 의뢰를 받은 작업만 포트폴리오가 되는 건 아니다. 번역이라면 관심 있는 분야의 짧은 글을 직접 번역해보고, 디자인이라면 가상의 브랜드를 정해 로고나 상세페이지를 만들어보면 된다. 연습작이라도 결과물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은 완전히 다르게 보인다.
3~5개 정도면 충분하다. 개수보다 "이 사람이 어떤 스타일로 작업하는지" 보여지는 게 중요하다.
자격·경력 증빙이 필요한 분야인지 확인
모든 분야가 자유롭게 등록되는 건 아니다. 플랫폼에 따라 세무·법률·의료처럼 전문 자격이 필요한 분야는 자격증 인증을 요구한다. 해당 분야로 활동할 계획이라면 자격증 사본을 미리 찾아두는 게 좋다.
반대로 사업자등록증은 필수가 아닌 경우가 많다. 개인과 기업 중 선택해서 등록할 수 있는 플랫폼이 있고, 사업자등록 없이 개인으로 활동하다가 나중에 전환하는 경우도 흔하다.
등록 후에는 플랫폼의 검토를 거치는데, 여기에 며칠이 걸릴 수 있다. 바로 활동을 시작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점을 감안해서 일정을 잡는 게 좋다.
프로필 소개 문구는 미리 써두자
의외로 여기서 가장 많이 막힌다. 가입 화면에서 즉석으로 쓰려니 "열심히 하겠습니다" 같은 말밖에 안 떠오른다.
미리 메모장에 써보면 다르다. 이 세 가지만 들어가도 충분하다.
- 어떤 작업을 할 수 있는지 (구체적으로)
- 관련 경험이나 배경이 무엇인지
- 작업할 때 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는지
의뢰인 입장에서 궁금한 건 "이 사람이 내 일을 제대로 해줄까"다. 그 질문에 답한다는 생각으로 쓰면 방향이 잡힌다.
가입 버튼 누르기 전 준비물
가입 자체는 몇 분이면 끝나지만, 준비 없이 들어가면 프로필을 비워둔 채 방치하게 된다. 아래 네 가지를 먼저 챙겨두면 한 번에 마무리된다.
- 본인 명의 계좌와 신분증 — 정산에 반드시 필요하다. 어디 있는지 찾아두는 데 5분이면 된다
- 보여줄 결과물 3~5개 — 가장 오래 걸리는 준비다. 실제 경력이 없다면 연습작으로 채워도 괜찮다
- 프로필 소개 문구 초안 — 메모장에 미리 써두면 가입 화면에서 막히지 않는다
- 검토 기간에 대한 여유 — 승인까지 며칠 걸리는 곳이 있다. 급할 때 시작하지 않는다
준비가 끝난 상태에서 가입하면 한 번에 끝난다. 반대로 빈손으로 가입하면 대부분 그대로 묵혀둔다.
준비 없이 시작했다가 겪은 순서 꼬임
저는 스마트스토어를 열면서 준비 없이 시작했습니다. 첫 한 달에 한 일을 순서대로 보면, 준비해야 할 것들이 어디서 꼬였는지 보입니다.
| 날짜 | 한 일 |
|---|---|
| 1~3일 차 | 유튜브 부업 영상을 보며 의욕이 최고조였다 |
| 4일 차 | 홈택스에서 사업자등록 신청 |
| 7일 차 | 스토어를 열고 스킨을 꾸밈 |
| 10~20일 차 | 도매 사이트에서 상품 등록 |
| 30일 차 | 첫 주문이 들어왔지만 도매처 품절로 취소, 고객에게 사과 문자 |
이 과정에서 겪은 일과 알게 된 준비물은 이렇습니다.
- 서류: 통신판매업 신고에는 구매안전서비스 이용 확인증이 필요했는데, 받는 법을 몰라서 블로그 글을 열 군데 가까이 뒤졌습니다
- 연락처: 본업, 개인, 부업 연락이 섞이는 게 싫어서 옛 공기계에 알뜰폰 요금제를 개통해 번호를 따로 만들었습니다
- 계정: 아이디를 털린 일을 겪은 뒤 네이버와 구글에 2단계 인증을 켜뒀습니다
- 공급처: 위탁판매라면 재고가 실제로 있는지를 시작 전에 확인해야 합니다
서류와 계정, 연락처는 시작 전에 미리 준비할 수 있는 것들입니다. 반대로 공급처와 같은 변수는 시작해봐야 알 수 있어서, 처음 한 달은 작게 시험하는 마음으로 접근하는 게 좋았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준비된 상태로 시작하면 다르다
부업을 시작할 때 가장 흔한 실패는 실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시작 자체가 미뤄져서다. 가입 화면에서 막히고, 다음에 하자고 미루고, 그러다 잊는다.
반대로 준비물을 챙겨두고 들어가면 등록은 하루면 끝난다. 위에 정리한 것들은 대부분 하루 이틀이면 준비할 수 있는 것들이다. 플랫폼마다 요구 사항이 조금씩 다르니, 구체적인 절차는 각 플랫폼의 안내 페이지를 함께 확인하는 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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